1. 고통 없는 삶이란
" 어린 소녀는 부모에게 벌을 받아
밤새 추운 옥외 변소에 갇혀 있었단다.
딸이 밤새 울어 대는데 부모라는 작자가 편히 잠자는 모습을
너라면 그냥 바라볼 수 있겠니?
그 어린 소녀는 영문도 모르는 채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꽁꽁 얼어붙은 작은 가슴을 두드리면서,
"온유하신 예수님"에게 이 끔찍한 곳에서
자기를 구해 달라고 기도했을까?
만약 그 어린 소녀를 죽도록 괴롭혀서,
그러니까 그 소녀가 옥외 변소에서 얼어 죽어야,
이 세상이 궁극적으로 완전한 평화를 얻는다는 약속이 있다면
너는 그 약속을 받아들이겠니? "
도스토옙스키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대체 하나님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세상을 만들었을까?
행복을 중얼거리던 순박한 여자아이에게 이런 가혹한 시련을 주다니 !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근본적으로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의문이다.
이런 세상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나누고
줄여주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인간 본성이다.
2. 너를 위해
" 나는 내 아들을 사랑한다.
이제 네 살이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 녀석이 행여나 다칠까 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내게 전지전능한 힘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1미터밖에 안되는 키를 6미터로 늘리면
아무도 아들을 밀어 쓰러뜨리지 못하겠지.
뼈와 살은 티타늄으로 바꾸는 거야.
그러면 어떤 정신 나간 녀석이 아들의 머리에
장난감을 던져도 걱정할 게 없겠지.
머리에는 컴퓨터를 심어야 겠어.
어디 가서 다쳐도 다른 것으로 교체할 수 있게.
그러면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될 거야. "
조던 피터슨- '12가지 인생의 법칙'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없다.
그런 바람이 불가능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들을 인위적으로 강하게 만드는 것은 아들의 자아를 파괴하는 것이다.
아들은 네살배기 자아를 잃고 강철처럼 단단하고 차가운 로봇이 된다.
로봇같은 아들은 아들이 아니다. 사람이 아니라 괴물에 가깝다.
3. 사랑한다는 것
아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고통받지 않으며,
불안감에 시달리지 않는 존재라면,
귀엽지도 않고 사랑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아들을 한없이 사랑하는 까닭에 녀석이 나약하더라도
본래 모습대로 있는게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다.
결국,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한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사람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의 한계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참고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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