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컴의 면도날 1. 간만의 나들이 어느덧 흐드러지던 벚꽃과 봄 향기를 무더운 여름 햇빛이 쏘아대며 쫓아내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에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강릉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에 참가할 기회를 얻었다. 철없던 학부 시절 친구들과 해를 보자며 떠났던 겨울의 황량한 모습과 대비되는 따뜻한 도시에 도착한다. 연구실에서 틀어박혀 퀭한 눈으로 논문만 보고 있다 보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 버릴 것만 같은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이 생겨났다. 평소에는 그런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가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특히 더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치기 어린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았다. 2. All models are wrong, but some are useful 지도교수님과 열..